이 곳 섬에서 지내면서 몸무게가 크게 늘었다. 새 직장인데가 경력이 없기에 적응하기 바빴고, 그만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나는 안전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200여명의 직원들이 있는데 안전관리자는 나 하나다. 보건관리자는 없다. 그만큼 막중한 책임이 주어졌다. 또 나는 대충 대충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아무튼 일하느라 힘이 다 빠져서 집에 와서 밥을 해먹고 설거지하면 그대로 뻗었다. 이번달부터 나는 밥을 해먹지 않는다. 장보기, 밥 짓고 요리하기, 설거지, 싱크대 청소, 음식물쓰레기 보관하고 버리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에 나는 구내식당에서 밥을 해결하고 있다. 구내식당치고 저렴하지 않은 6,000원이다. 그러나, 쉼없이 치솟아오르는 물가를 생각하면 그래도 이만한 선택지가 없고, 내 체력을 아낄 수 있음에 최고의 선택지다. 나는 시간과 힘을 아끼게 되었고, 그것을 운동에 투자하고 있다. 배에 힘주고 만보걷기, 새천년건강체조,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다. 최소한의 근력운동을 넣었고 무리하지 않고 있다. 깔짝하면 뭔가 찝찝함이 남지만, 그래도 꾸준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무리하지 않고 있다. 그 덕분에 어느새 10일째 운동을 하고 있다. 3주 전에 비하여 몸무게가 1kg 줄었다. 겨우 1kg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최근에 과식하지 않고 늦은 시간에 먹지 않는 것만으로 7kg을 뺐다. 지금부터는 운동으로 빼야하는 것 같다. 운동량을 아주 조금씩 늘려보도록 하겠다. 나 대기만성을 실현하리라.
이 곳 섬은 모든 길이 왕복 2차선이고 인도가 거의 없다. 그래서 걷기가 무섭다. 차에 치일 것 같다. 길이 뚫린 곳 인근에 지내는 야생동물들이 이런 공포에 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인간이 미안해.
내가 지내는 원룸 근처에 이렇게 인도가 마련되어 쌩쌩 달리는 차들로부터 걸을 때 심리적으로 안정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길이다. 이 섬에서 몇 안 되는 보행친화적인 길이다. 복잡한 서울이, 또는 대도시가 사람이 너무 많아 복잡해도 차에 치일 걱정 없는 것은 큰 행복이구나 감사함을 느낀다.
이 곳이 걷기 좋은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앞이 바다라서(물이 빠지면, 뻘밭이다.)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저 멀리 예쁜 불빛의 대교가 보인다. 핸드폰 연식이 조금 되어 카메라 화질이 아쉽다. 실제로 보면 더 예쁘다. 요즘 나온 최신 스마트폰의 카메라라면 실물을 더 담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름 내 것으로 찍을 수 있는 한 최대한 아름답게 찍었다. (노출량을 조절하고 초점을 세밀하게 맞춰서 말이다.) 저 다리는 이 곳으로 들어오고, 또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다리다. 저 다리를 볼 때면,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곧 이 곳을 떠난다면, 일부러 찾아와서 다시 이 풍경을 즐기며 오늘을 추억할 것 같다.
보다 멋진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는 내 모습에 만족하며 감사하고 있다. 운동을 시작하는 하루, 이틀, 사흘은 즐겁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아직 단언하기 이를지 모르나 지금하는 이 운동이 즐겁다. 몸이 가벼워지고 있다. 기력이 넘치고 있다. 퇴근 후, 지쳐 쓰러져 누워서 쉴 때에는 무기력했다면... 지금은 퇴근 후, 운동하고 오히려 기력이 뿜어져나옴을 느낀다. 그 시간만큼 핸드폰은 멀리하고 있다. 운동 때문이지, 핸드폰 사용이 줄어서인지, 또 살이 조금 빠져서인지 모르겠으나 눈이 조금 커진 것 같다. 또 눈빛에 생기가 도는 것 같다. 어제보다 오늘 더 건강해지고 있는 내 모습에 기쁘다.
마지막으로 사실 운동을 시작한 동기는 따로 있다. 이제는 그것을 뛰어넘는 동기가 생겼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내가 성취감을 느끼고 운동을 통해 힘을 얻으며 기쁨을 느끼는 동기가 강렬해졌다. 내일도 모레도 운동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