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상한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고 결과에 상당히 서운한 마음이 들어 17일 금요일에 새로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관에 학창 시절에 왔던 기억이 있다. 어떤 사진을 찍었는지 모르지만,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 고민 없이 바로 찍었다. 어제 한 시간 만에 사진을 받아볼 수 있다고 하였지만, 어제는 이후 시간에 영화를 봤기 때문에 하루 지나 토요일 아침을 먹고 일찍 찾으러 왔다.
신도림동(구로역) 버스 정류장에 내리면 사진관까지 금방 찾아올 수 있다.
영등포농협 신도림지점이 있는 상가 건물 2층에 사진관이 있다.
사진관 호수는 202호다.
스튜디오 옆에는 요가, 필라테스 학원이 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바로 앞에는 필라테스 학원이고, 그 왼편에 사진관이 있어서 헤맬 일이 없다.
문이 아직 닫혀있다. 운영 시간을 보고 열 시쯤 전화를 한 번 해보리라 생각해 본다.
기다리는 동안 문 앞에서 서성이다 소화기를 살펴보았다. 소화기 압력 눈금이 초록색 범위 안에 있어야 적정압력인데, 한 대의 소화기 압력 눈금이 0을 가리킨다.
다른 한 대는 눈금이 초록색 범위 안에 있다. 정상압력이다.
두 대 모두 28년 3월까지이다. 사진관 아저씨가 도착했다. 소화기 하나가 압력이 불량하다고 말해본다. 아저씨가 내게 이 쪽 분야를 잘 아시나 봐요라고 하신다. 안전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고 답해본다. 인화된 사진을 받고, 이메일로도 사진 파일을 받아왔다.
결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스튜디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낀다.
사진을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바닥에 잔뜩 떨어진 은행잎을 밟고 온다. 제법 두툼하게 쌓인 은행잎 덕분에 바닥이 폭신폭신하게 느껴진다. 올해에는 단풍도 빨갛지 않고, 은행잎도 노랗지 않다. 무슨 이유였을까? 나는 연두색이 좋다. 봄이 시작되어 연두빛으로 물든 산을 바라보면 기분이 좋다. 연두연두한 은행잎을 한참을 바라보다 집으로 다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