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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동기 정xx병장 장가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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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에 비친 글쓴이의 모습

지난달 청첩장을 준 군대 동기 정군의 결혼식 날이다. 이 친구는 21~22살에 군대에서 함께 고생한 친구여서 1년에 1번만 보더라도 어색함이 없다. 결혼식장이 멀어도 기꺼이 갈 수 있다. 제일 깔끔하고 단정한 옷을 입고 준비를 마쳤다. 집 근처 atm기에서 현금을 인출하고 멀리 문정역까지 향한다.

장지역?

잠실에서 지하철을 갈아타고 문정에서 내려야 했다. 지하철 안에서 정신없이 블로그 포스팅을 하다가, 느낌이 싸해서 밖을 보니 장지역이다. 한 정거장을 더 와버렸다. 열차에서 내려 다시 반대편 플랫폼을 향하여 계단을 오르내린다.

다시 문정역이다. 웨딩홀이 역과 그리 멀지 않다. 역 안에 웨딩홀 가는 길을 안내하는 표지가 많고 안내하는 아저씨도 계셨다. 아저씨께 버스가 몇 분마다 출발하냐고 여쭤봤다. 아저씨는 위에 노란 버스 있다고 가서 타라고 하신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온다. '그래서 버스는 몇 분 간격으로 출발하나요?'

4번 출구로 나오니 정말 노란 버스가 있다. 바로 타본다. 오후 1시쯤 버스에 올라탔다. 5분쯤 지나니 기사 아저씨가 시동을 걸고 출발하신다. 버스는 2분 만에 식장 근처에 정차했다. 걸어도 멀지 않은 거리였던 것이다.

어린이보호!

이 노란 버스를 보니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나는 94년생이다. 우리 세대가 어릴 때 이런 유치원 버스, 수학여행 버스, 학원 버스를 타고 다녔고 이런 버스들이 참 많았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저출산으로 아이들이 많이 없어서 이런 버스도 잘 안 보이는 것 같다. 사실 있다 하더라도, 못 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운전기사 아저씨가 20~30년 전에는 어렸던 우리 세대를 태워주셨다면, 이제는 세월이 흘러 우리들의 결혼식 하객을 태워주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월이 흘렀다는 것을 느낄 때면, 항상 가슴이 먹먹해진다. 세월이 야속해라는 말이 생각이 난다. 무슨 뜻인지 궁금해서 찾아본다.

야속하다 : 섭섭하게 여겨져 언짢다.

웨딩홀 건물 전경

웨딩홀 주변에는 누가 봐도 예식장에 왔구나 느껴지게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다. 당연한 건데... 이런 풍경 때문에 더 식장 분위기가 나는 것 같다. 드레스코드의 중요성이다.

웨딩홀 입구

루이비스컨벤션 문정점 입구다. 입간판이 지하철 문정역에서부터 상당히 많이 보인다. 식장을 찾다가 길을 잃을 일은 없겠다.

우리의 정군 아버지, 어머니는 이렇게 생기셨구나 처음 뵙는다. 정군이 보이지 않아, 두 분께는 인사드리지 않았다. 방명록에 이름 석자를 남기고, 축의금을 내었다. 정군의 형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똑 닮았다.

식권

식권을 받았다. 식권을 받을 때면 식사가 맛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설레곤 한다. 식권을 반듯하게 반으로 접어 지갑 안에 밀어 넣는다.

이곳 웨딩홀은 지하 일층이고, 식당은 2층 그리고 3층에 있다.

로비 한 편에 엘레베이터가 있어 타고 식당으로 올라갈 수 있다.

현금을 뽑는 군대동기 이군

웨딩홀이 있는 지하 1층 끝 쪽, 화장실을 향하여 가다 보면 atm기기가 있다. xx은행의 atm이 아닌 것으로 보아, 수수료가 1500원은 발생할 것 같이 생겼다. '오늘처럼, 집 근처 주 거래 은행 atm에서 수수료 없이 출금해 가자!' 다시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식장 안이 꽃으로 아름답게 꾸며졌다. 이번 11월이 되고 결혼식에 대해서 결혼했거나 결혼할 지인들 총 10명에게 물어봤다. 그래서 예쁜 꽃 장식들이 돈으로 보였다. 암튼 식장이 깔끔하고 예뻤다. 그런데 하객들을 수용하기에는 좁았고 앉을자리도 별로 없었다.

그래서 자리에 앉은 사람보다 서있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정말 오랜만에 우리 1월 군번 동기들이 모두 모였다. 정군은 너무 바빠 보여 김군, 이군과 함께 셋이 셀카를 찍어본다. 함께 생활하고, 동고동락했던 친구들이라 오랜만에 만나도 불편한 감이 없다. 정말 반가웠다.

"정군, 결혼을 축하하고, 아내와 함께 행복하게 잘 살아라!"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구석 자리에 앉아 꾸벅꾸벅 졸면서 왔다. 자리에 앉아서 올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다. 한 줄에 좌석이 6칸이 아니라 7칸이라 좁았고(나는 체격이 큰 편이다), 또 불편한 옷을 입고 지하철로 왕복 세 시간을 이동하여 피곤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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