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시에 눈이 떠졌다. 잠이 다시 오지 않았다. 그대로 누워있는다. 운동으로 아침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따뜻하게 입고 모자 쓰고 얇은 덴탈마스크를 쓰고 밖으로 나가본다. 곧 7시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해가 덜 떴고 바람이 차가웠다.
경량패딩 위에 롱패딩을 입었는데도 춥다. 모자랑 덴탈마스크 덕분에 추위가 덜 했다. 신체 중 머리와 얼굴에서 체온을 가장 많이 뺏긴다고 들었다. 방한기능이 전혀 없는 캡모자지만, 안 쓴 것보다 훨씬 좋았다. 덴탈마스크도 코와 입을 보다 따듯하게 해 주었다. 그런데 나중에 습기가 차서 마스크가 흠뻑 젖어 버렸다. 덴탈마스크 대신에 안면을 따듯하게 할 방한용품을 찾아봐야겠다. 목도리가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토요일 아침 일곱시인데도, 지하철과 기차를 탄 사람들이 꽤 많았다. 다들 무슨 일로 이렇게 이른 시간에 나온걸까?
하천에 오리가 많다. 사진을 찍고 싶어서 조금 다가가니까 오리들이 날아가버린다. 오리들아 놀라게 해서 미안~
오리들이 정말 많다. 그런데 하천의 상태가...? 일부 살얼음이 얼어있다. 영하의 살을 에는 날씨가, 또 살짝 얼은 하천이 '겨울이 왔음'을 촉각적으로, 시각적으로 느끼게 한다.
하천 건너 아파트와 빌딩에 햇빛에 비춘다. 해가 뜨기 시작했다.
점점 뜨는 해가 기분을 들뜨게 한다.
아침이 밝을 때면, '꼬끼오'하고 우는 닭도 이런 기분일까?
버드나무다. 어린 시절, 버드나무에서 꽃가루(오늘 검색해 보니 솜털이 난 씨앗이라고 한다.)가 날리면, 알레르기 또는 눈병이 생긴다는 말을 들은 후, 두려워하고 피하려 했던 게 생각난다. 아무튼 버드나무는 개성 있고 멋지게 생겼다.
오늘 아침 햇빛에 비친 저 나뭇잎을 보니 너무 아름다웠다. 실물은 더 예뻤다.
미세먼지 수치가 좋음이다.
기분마저 좋다. 추운 날이면 한반도는 시베리아 기단의 영향을 크게 받기에 시베리아에서 한반도로 북풍이 불어온다. 상대적으로 약해진 양쯔강 기단으로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서풍이 불어오지 못하여, 공기가 깨끗하다고 한다. 춥기는 하지만, 공기가 맑으니 좋다.
저 멀리, 월드컵 대교가 보인다. 곧 한강에 도착한다.
하천을 바라볼 수 있게 벤치가 있고 옆에 나무가 있다. 멋져 보여 사진을 찍어본다. 날이 좋다면 이 위치를 찾아와 벤치에 앉아서 경치를 즐겨야겠다.
바닥에 이런 짚으로 된 것이 깔려 있으면 폭신폭신하다. 또, 심리적으로 따듯한 느낌이 든다.
해가 아직 덜 떴는지 그림자가 길다. 해가 뜰수록, 조금은 따듯해지는 것 같다. 오래 걸어 내 몸이 뜨거워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강에 도착했다. 기념사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저 멀리 월드컵대교가 보이고, 밝고 둥근 해가 떴다. 원래 이곳에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아침이라 사람이 별로 없다.
한강변에 나무가 멋스럽게 자리 잡았다.
월드컵대교를 따라 한강을 건너면, 상암월드컵 경기장으로 갈 수 있다. 저 멀리 경기장이 보인다.
흐르는 강물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 내려와 본다. 멋지다.
한강에 도착하니 만보가 되었다.
집에 돌아갔을 때에도 만보다. 왜냐하면 사진을 많이 찍고,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노래도 들었기 때문이다. 또, 추운 환경에서 리튬이온 배터리가 더 빨리 닳기 때문이다. 결국 꺼졌다. 돌아오는 길은 덕분에 이어폰으로부터 귀가 쉴 수 있었다. 대신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올 수 있었다. 많이 걸어서 다리에 피로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 3번 멈춰 서서 다리 스트레칭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집에 도착했다. 따듯한 온기가 느껴진다. 몸을 조금 녹이고, 뜨순 물로 샤워를 한다. 피로가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