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어둠 속의 대화'라는 곳에 다녀온 적이 있다. 회사에서 법정의무교육을 들으라고 해서, 장애인인식교육 중에 익숙한 단어가 보였다. 바로 어둠 속의 대화다. 이게 뭔가 하고 보니, 시각장애인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길을 안내해 주고 청각과 촉각에 온 신경을 집중해서 체험을 하고 오는 것이다. 그 체험 동안에는 한 발, 한 발을 떼기가 두려웠고, 많은 집중이 필요했고 상상력을 자극했다. 시각장애인의 심정을 조금은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당시에 길을 안내해 준 사람이 시각장애인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너무나 앞이 잘 보이는 사람처럼 여유롭게 손도 잡아주고 끌어주고 안내해 줬기 때문이다. 야간투시경이라도 착용하고 안내하는구나 착각할 정도였다. 아무튼 놀랍고도, 여운이 많이 남는 체험이었다. 몇 해가 지난 지금까지도 그 장소에서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다른 부서에서 회식을 하는데 초대되었다. 또래가 많아서 부서장께서 신경 써준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 덕분에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좋은 시간을 보내었다. 저녁 식사인데 술 한 잔 없이 깔끔하고 건강한 회식이다. 상호명은 고메스퀘어 배곧점이다. 메뉴가 다양하다. 엔간한 사람들은 모든 메뉴를 다 맛보지 못할 것이다. 평일 디너로 다녀왔고 성인 1명 당 29,900원이라고 들었다. 홀에도 자리가 있지만, 룸 형식의 공간도 꽤 많이 있어서, 프라이빗하게 모임을 갖기 좋아 보였다.
나는 이번 달 초부터 운동하고 있다. 뷔페에서 많은 음식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뷔페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한 편, 그 많은 음식을 다 즐기고 싶은 욕심과 그럴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 그러다가 과식을 하게 될 수도 있는 등 분명히 단점도 있다. 어떤 이의 영향으로 닮게 되었나 보다. 뷔페를 그저 좋아하던 나도 어느새 뷔페를 피하고 있다. 아무튼 맛있게 즐겼으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식사 후 돌아와서 운동을 시작한다. 작심삼일을 걱정하여 신경 쓰던 나인데, 이제는 운동을 빠뜨리면 하루가 뭔가 허전하다. 따라서 매일 운동한다. 대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가볍게 한다. 그러나 열심히 바른 자세로 한다. 따라서, 쉬는 날 없이 매일 해도 부담이 없고 하기 싫은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 이제는 운동을 스스로 원한다. 건강해지는, 강력해지는 느낌이 좋다.
지난달 23일, 원청에서 바디체인지라는 행사를 하길래 신청해 봤다. 인바디점수 3점을 높이면 5만 원 상당의 포상이 있다고 한다. 포상을 떠나서, 체중감량과 건강관리를 목표로 하고 싶었다. 시월에 인바디를 재고, 보름쯤 지나 측정했는데 점수가 똑같아서 3점 올리는 게 쉽지 않구나 싶었다. 오늘 11/30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다시 건강관리실에 있는 인바디에 올라선다. 대박! 지난달보다 인바디 점수가 3점이 올랐다. 대성공이다. 상품을 받게 되는 것도 좋지만, 성공했다는 성취감이 너무 좋다. 스스로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이 기세를 몰아서 계속 나아가려 한다. 이번 성공의 핵심은 지속적인 운동 그리고 그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체력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좋은 전략이었다. 이런 것을 알려준 누군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밤하늘에 달님을 바라보며 전한다.
오늘도 역시 걷는다. 내일도, 모레도, 다음 달에도, 계속 말이다.
춥다. 옷을 따듯하게 껴입어도 머리가, 얼굴이, 눈, 코, 입, 귀가 춥다. 이곳은 섬이다. 영흥도. 배를 안 타도 차로 올 수 있지만, 섬은 섬이다. 바닷바람이 매섭도록 강하게 분다. 살을 벨 듯한 칼바람이다.
안면마스크를 사야겠다. 걷기 운동을 할 때 요긴하게 쓰려한다. 추위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야지.
이번 달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성인 바이엘 책을 단숨에 떼고 목표곡 악보를 받아보고 계이름도 잘 못 읽던 내가 2~3주 만에 첫 페이지는 여유롭게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원장 선생님이 되게 진도가 빠르시다며 연습량이 많은 것 같다며 칭찬하셨다.
도돌이표 덕분에 이 곡은 악보가 총 세 쪽이다. 이렇게 두 번만 더 하면 완성일까? 오늘은 두 번째 페이지를 레슨 받았다. 첫 페이지랑은 전혀 다른 느낌이다. 원장 선생님이 먼저 몇 번 치면서 최대한 편하게 칠 수 있게 내가 피드백을 물어보면서 손가락 번호를 친절하게 적어주신다. 초등학교 1~2학년 시절, 직전 곡은 아주 화려하게 치다가, 새로운 악보를 받아보고 배울 때면 다시 버벅거리던 때가 생각난다.
그래도 두 번째, 세 번째 페이지의 악보도 지금까지 잘한 것처럼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연습해 보리라.